해외여행 이후 남은 돈 당근마켓 팔아도 되나요?

해외여행의 즐거움도 잠시, 지갑 속에 애매하게 남은 외화를 보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은행에 다시 바꾸러 가자니 수수료가 아깝고, 소액이라 번거롭기만 하죠. 이때 많은 분이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에 팔면 수수료도 없고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과연 개인 간 외화 거래, 괜찮을까요? 외국환거래법 전문가가 핵심만 요약해서 알려드립니다.

개인 간 외화 거래, 한눈에 보기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가장 궁금해하실 내용을 표로 먼저 정리했습니다.

구분핵심 내용근거 및 주의사항
소액·일회성 거래조건부 합법 ✅매매차익 목적 없이 미화 5천 달러 이하를 1~2회 거래하는 것은 신고 예외 대상입니다. (외국환거래규정)
고액·반복적 거래명백한 불법 ❌미화 5천 달러를 초과하거나, 금액과 무관하게 반복적으로 거래하면 ‘미등록 외국환업무’로 간주되어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플랫폼 자체 규정당근마켓 1천 달러 미만당근마켓은 이용자 보호를 위해 자체적으로 미화 1천 달러 미만의 거래만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운영 중입니다.
가장 큰 위험범죄 연루 가능성 🚨법적인 문제보다 더 위험한 것은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의 자금 세탁 경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1. 우리는 왜 당근마켓에 외화를 팔고 싶어할까?

사용자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이유는 명확합니다.

  • 환전 수수료: 은행에서 외화를 원화로 바꿀 때(재환전)는 살 때보다 훨씬 비싼 수수료를 적용합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많죠.
  • 번거로움: 소액의 외화를 바꾸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 은행에 방문하는 것은 상당히 번거로운 일입니다.
  • 편리함: 당근마켓은 앱 하나로 동네 이웃과 쉽게 약속을 잡고 거래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개인 간 달러 거래나 엔화 거래 게시글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편리함 뒤에는 생각보다 큰 위험이 숨어있습니다.

네이버-실시간-환율

Q. 그래서 결론이 뭔가요? 팔아도 돼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주 제한적인 조건 하에서만 괜찮다’ 입니다.

우리나라 외국환거래법에서는 개인이 매매차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미화 기준 5,000달러(약 680만 원) 이하의 외화를 거래하는 경우엔 한국은행에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여행 후 남은 몇백 달러 정도를 일회성으로 파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 삼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회성’과 ‘매매차익 목적 없음’이라는 조건입니다. 만약 여러 번에 걸쳐 나누어 팔거나, 환율 변동을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정황이 보인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Q. 어떤 경우에 ‘불법’이 되나요?

개인간 외화거래가 불법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기준은 ‘업(業)으로 하는 행위’로 판단될 때입니다. 법에서는 다음 두 가지 경우를 심각한 불법 행위로 봅니다.

  1. 미화 5,000달러 초과 거래 신고 없이 5,000달러를 초과하는 외화를 개인 간 거래하면 그 자체로 법 위반입니다. 위반 금액에 따라 최대 1억 원의 과태료 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2. 반복적·계속적 거래 (일명 ‘환치기’) 금액이 소액이라도 여러 번에 걸쳐 상습적으로 외화를 사고파는 행위는 ‘미등록 외국환업무’로 간주됩니다. 이는 국가의 허가 없이 환전 영업을 한 것과 같다고 보기 때문에 매우 무겁게 처벌합니다.‘미등록 외국환업무’로 적발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 원 이하의 벌금형이라는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쉽게 말해, 여행 후 남은 돈 한두 번 파는 것은 괜찮지만, 이걸로 지속적인 용돈벌이를 하거나 사업처럼 운영하면 불법 환전 처벌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Q. 법적인 문제보다 더 무서운 위험이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법적 처벌 가능성보다 당장 당신에게 닥칠 수 있는 더 현실적인 위험은 바로 ‘보이스피싱 자금 세탁’ 범죄에 연루되는 것입니다.

상상해보세요. 당신은 당근마켓을 통해 한 구매자에게 500달러를 팔고 계좌로 68만 원을 입금받았습니다. 며칠 후, 경찰서에서 “당신 계좌가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에 이용되었으니 조사받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게 됩니다.

당신이 받은 돈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에게서 갈취한 ‘더러운 돈’이었던 것입니다. 당신은 아무것도 몰랐다고 항변하겠지만, 이미 당신의 계좌는 범죄 자금이 오간 통로가 되었고, 당신은 ‘자금 세탁책’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계좌 지급정지는 물론, 길고 고통스러운 법적 다툼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수수료 몇천 원 아끼려다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는 셈입니다.

은행별-환전-수수료-조회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인 외화 처리 방법

그렇다면 남은 외화,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정답은 ‘공식 금융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처리 방법장점단점추천 대상
은행 (시중은행)안전성 100%, 전국 어디서나 접근 용이재환전 수수료가 비싼 편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
공식 사설 환전소은행보다 환율이 유리한 경우가 많음지점이 제한적, 직접 방문해야 함발품을 팔아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율을 원하는 사람
환전 앱 / 핀테크비대면으로 편리, 환율 우대 혜택 많음앱 설치 및 인증 절차 필요, 현금 수령 방법 확인 필요스마트폰 앱 사용이 익숙하고 편리함을 중시하는 사람
외화 계좌에 보관다음 여행을 위해 보관, 환율 좋을 때 환전 가능당장 원화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만 해당해외여행이나 출장이 잦은 사람

소탐대실하지 마세요.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해외여행 남은 돈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것은 편리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금융 범죄 연루라는 심각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 기억하세요! 개인간 외화거래는 미화 5천 달러 이하, 일회성 거래라는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돈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개인 간의 거래는 나도 모르는 사이 범죄의 공범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수수료 몇 푼 아끼려다 벌금 폭탄을 맞거나 범죄자로 몰리는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마세요. 당신의 소중한 자산과 평판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제나 안전한 공식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것입니다.